피부암 종류 중 가장 지독하다고 알려져 있는 악성 흑색종을 몸에서 발견하고, 치료했던 과정을 공유하려 합니다.
악성 흑색종 정의
대왕 흑점처럼 보이는 피부암. 멜라닌 세포 또는 모반세포(점의 세포)가 악성화된 것입니다. 발생 확률은 낮지만, 피부암 중에서는 악성도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걸맞게 발생한 것 자체만으로 심각한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전체 피부암의 고작 4%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피부암에 의한 사망의 77%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매년 70,000명가량이 새로 생기고, 8,700명 정도가 죽는다고 합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동양인의 경우 손바닥, 발바닥, 손끝 등 말단 부위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발톱에 갈색 혹은 검은 선이 선명하게 있을 경우 악성흑색종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악성 흑색종 발견
처음 악성 흑색종을 몸에서 발견하게 된 건 2010년 군대에 있을 때였습니다. 오른쪽 어깨에 콩알만 한 혹 같은 모양의 무언가가 나와 있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여드름 짜듯이 짜보려고 했는데 그렇게는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단단해서 조그만 구멍을 내고 내용물을 빼야겠다고 생각해서 바늘을 달궈서 찌르고 피와 함께 고름 같은 것을 빼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자 줄어들어서 한동안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어느 순간 다시 보면 예전 모습 그대로 있는 겁니다.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정말 대수롭게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피부에 뭔가 났구나, 나중에 피부과 가서 없애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더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1년 제대를 했습니다. 4월에 제대를 했으니 학교에 복학하기엔 애매했고, 당시에 다니던 학교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수능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1월 수능까지 마치고 수능은 망쳤지만 속은 시원한 느낌으로 있을 때 어깨에 있던 콩만 한 혹이 생각났습니다. 이제 이걸 없애야겠다 생각하고 대학병원에 가서 문의하니 절제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절제하고 나서 미용적으로 어떻게 문제가 생길지에 대한 걱정을 했었습니다. 당시 기억으로는 의사 선생님께서 '꽤 뿌리가 깊어서 넓게, 조금 깊게 파내야 한다'라고 말씀 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은 별문제 없이 종료됐고 어깨 쪽의 일부분을 잘라내고 꿰맸기 때문에 조금 불편한 느낌은 있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수술 경과를 들으러 의사 선생님을 뵈러 갔을 때 생각지도 못하게 '악성 흑색종'이 의심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게 뭔지 몰라서 가만히 듣고 있는데 의사 선생님이 '피부암의 한 종류다'라고 말씀 주셨을 때 꽤 충격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당시에는 일단은 의심이 되는 상황이니 조직검사를 하자는 말씀을 들었고 조직검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악성 흑색종'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나서 자연스럽게 관련해서 검색을 엄청했었습니다.
검색했을 때 나오는 증상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대부분 검은색 점처럼 생긴 것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 손바닥이나 발바닥 같은 말단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 서양인의 경우에 동양인보다 걸릴 확률이 높다
- 손톱에 검은색 세로줄이 나타난다
1번은 저의 상태와는 달랐습니다. 저는 피부색과 동일한 색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부분도 있습니다.
2번은 저의 경우 오른쪽 어깨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이것과도 달랐습니다.
3번의 경우도 저는 동양인이므로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그렇게 믿고 싶기도 했습니다)
4번의 경우는 저도 있었습니다. 어느 손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중지와 약지에서 선명한 세로 검은 줄을 확인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고 '악성 흑색종'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하루라도 빠르게 입원 및 치료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종양내과 선생님의 의견에 따라 바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발견하고 나서 바로 없애지 않고 2년을 그냥 뒀던 시간들이 너무 후회됐습니다.
악성 흑색종 치료
어떤 식으로 치료를 하게 될지 걱정이었는데 저의 경우 '인터페론'이라는 약물을 주사기로 찔러서 넣는 치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주사기를 배의 아래쪽에 찔러서 약을 넣는 방법이었습니다.
입원하고 두 달 동안 인터페론 치료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처음 일주일정도는 열이 계속 나고 구역질이 나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두 달 동안 입원하고 치료를 진행하고 나서는 이제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퇴원을 해도 1년 동안은 인터페론 치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은 한 달에 한번 정도 가서 몸상태를 검사받고, 약을 받고 인터페론 주사기를 배에 꽂는 건 2일에 한 번씩 진행했었습니다.
3월부터는 학교를 가야 했는데 수업을 화요일 목요일에 몰아놓고 월, 수, 금은 인터페론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인터페론 주사기를 꽂으면 몸에서 고열이 나는데 하루만 가는 게 아니라 2일은 기본으로 갔습니다. 집에서 쉬는 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학교를 가는 날은 타이레놀은 계속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 시간 간격으로 먹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하루 최대 복용량까지는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약을 안 먹고 버티기에는 몸상태가 너무 안 좋았습니다. 그렇게 1년을 지내고 의사 선생님께서 이제는 1년에 한 번씩 검사만 진행하는 방향으로 하자고 하셨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1년에 한 번씩 CT, MRI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검사는 발병한 오른쪽 어깨 위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말 다행히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악성 흑색종의 경우 재발률이 높아서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검사는 꾸준히 진행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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